유럽연합(EU) 집행위는 2일 한국과의 조선 협상이 결렬됐다고 선언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한국과의 조선분쟁 해결을 위해 9월말 브뤼셀에서 협상을 벌였으나 한국 조선업계의 ''불공정한 가격 인하'' 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 WTO 제소를 포함한 향후 대책을 수일 안으로 각료회의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 조선 업계가 WTO의 ''정상 가격'' 기준대로 수주했는지 여부를 수출입은행이 계약 검토 과정에서 체크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나 "한국측이 EU가 만족할 만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U는 특히 ''수주 가격이 모든 원가 요인을 반영해 대폭 인상되고 세계 조선 시장에서 이를 곧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유럽측 기본 입장을 한국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EU 전문가들이 지난달 이례적으로 한국 조선소의 현장 방문 조사에 나섰으나 한 업체가 기업 비밀을 내세워 원가 내역을 밝힐 수 있는 구체적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이와관련, 한국과 EU의 조선 분야 ''합의 의사록''을 한국측이 완전히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집행위는 한국측이 조선 수주가격 인상을 위한 효율적 방안을 거부해 양측이 조선시장을 안정시키기로 합의한 내용을 실현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이와함께 각료회의에 WTO 제소 등 대응 방안이 포함된 대책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