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해온 대형 백화점 세일매출이 이번 가을 정기세일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매출감소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봄 정기세일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전반적인 소비위축 및 실물경기 퇴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29일부터 일제히 가을 정기세일에 들어간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의 3일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업계의 경우 세일 초반 3일간 매출을 전체 매출추이의 바로미터로 삼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정기세일에서 매출감소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의 백화점부문(본점 영등포 미아 인천 광주) 매출은 정기세일 초반(9월29일부터 10월1일)에 1백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백16억원에 비해 9.2% 감소했다.

특히 본점 매출은 43억원으로 16%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도 이 기간중 본점 매출이 80억원으로 지난해 87억원에 비해 8.5% 감소했고 무역 천호 신촌점을 포함한 서울 지역 4개점의 총매출은 2백88억원으로 마이너스 8.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1백9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떨어졌고 잠실점은 1백29억원으로 2.6% 감소했다.

롯데 관계자는 "첫날에는 매출이 증가했으나 둘째날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져 남은 세일기간중 심각한 매출부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백화점들의 이같은 매출감소는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숙녀 및 신사정장류의 판매가 크게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과 주가 폭락 등으로 경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됨으로써 이들 숙녀복 및 신사복의 판매는 백화점별로 30% 가까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