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다임러 지분 일부를 인수할 수 있게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 모터쇼에 참가 중인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1일 "현대차 지분 10%를 인수한 다임러가 앞으로 3년간 5%를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것처럼 현대차도 다임러의 지분 일부를 인수할 수 있게 계약서에 명기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결정은 현대차의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현대차는 앞으로 상당기간 다임러 지분을 매입할 의사가 없으며 다임러에 대한 지분매각 대금 4천여억원 중 대부분은 현금으로 보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구 회장도 지난달 29일 파리에서 가진 외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대차가 연내에 20억달러의 자금으로 다임러 지분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9월29일 정몽구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가 다임러와의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이 회사의 지분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한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달 21일 현대차 주식 9% 인수에 따른 대금 4천3백9억원을 납입했으며 연내에 추가로 현대차 자사주 1%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임러는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제휴관계를 맺은 미쓰비시의 현대차 소유지분을 합칠 경우 현대차에 대한 지분이 11.6%에 이르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임러 및 미쓰비시 지분은 현대차의 확고한 우호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번 제휴로 현대는 확고한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되어 경영권 안정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자동차 대주주는 현대정공(7.4%),정몽구 회장(3.65%),자사주(7.84%)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와 다임러의 이같은 자본 제휴는 양사가 지난 6월26일 맺은 월드카 공동개발과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등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월드카 개발의 경우 다임러 현대차 미쓰비시가 차종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연내에 차종 개발 및 판매 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상용차 합작사업은 다임러의 전주공장 실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상용차 합작법인이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대는 밝혔다.

파리=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