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e메일을 꺼려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CEO들은 신속·편리함 때문에 e메일 사용을 선호했다.

그러나 이제 하루일과의 상당부분을 수백통씩 쏟아지는 e메일을 체크하는 데 쓰느라 CEO들이 업무에 지장을 받고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다수 CEO들이 업무를 방해할 정도로 폭주하는 e메일 양에 압도되고(overwhelmed)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가급적 e메일 사용을 자제하고 중요한 용건이 있을 때는 직접 와서 말하든지 문서로 보내라고 지시하는 CEO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e메일은 이미 확실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필요악''으로 남을 것이라는 게 일반론이다.

현재 미국 CEO들이 e메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하루평균 2시간.

오는 2002년께는 4시간으로 늘어날 것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시장조사기관 페리스리서치는 보고 있다.

CEO들도 "수시로 e메일을 체크하고 답장을 보내느라 정신이 산만해지는 게 사실"이라며 푸념섞인 목소리를 내면서도 e메일과 단절하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다.

따라서 CEO들은 ''e메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일부 ''영악한'' CEO들은 e메일을 쓰기는 쓰되 사적인 용도와 업무용 e메일 계정을 따로 두는 ''공·사 분리형'' 전략을 사용한다.

''신경제''파 CEO들도 있다.

e메일에서 한 단계 더 발달된 형태인 보이스메일을 애용하는 경영자들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