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의 "포스트 웰치 시대"가 미국 경영계에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 4월 퇴임을 앞두고 내달께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인 웰치가 새로운 CEO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파이낸셜타임스 등 미국과 영국의 경제 신문및 잡지는 최근 잇달아 "웰치이후의 GE"를 조명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다루는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유력한 웰치(65)의 후계자는 세 명.

GE 메디컬시스템스의 제프리 이멜트(44),GE 파워시스템스의 보브 나델리(51),GE 항공엔진의 제임스 맥너니(52) 사장이다.

이중 이멜트 사장을 후계자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40대의 젊은 기수란 점에서다.

웰치는 그동안 ''20년 정도 GE를 이끌어갈 젊은 CEO론''에 무게를 둬 왔다.

그러나 웰치의 스타일로 볼 때 엉뚱한 다크호스를 새 CEO로 지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되느냐도 궁금하지만 더 큰 관심은 ''웰치 이후 GE의 향방''이다.

''GE=잭 웰치''란 등식이 성립할 만큼 웰치와 GE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웰치는 취임당시인 지난 81년 2백79억달러였던 GE의 매출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해당하는 1천3백억달러로 늘려놨다.

재임기간 중 시가총액은 무려 40배나 불었다.

이런 성공 덕에 웰치는 20세기의 ''경영교과서''로 불리고 있다.

이런 웰치의 뒤를 잇는 후계자의 선택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견해는 둘로 나뉘어져 있다.

웰치노선 고수 대 웰치신화 타파론이다.

웰치노선 고수파는 웰치의 전략이 이미 GE에 체질화돼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큰 변화는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GE의 경영간부를 지낸 한 재계 인사는 "이제는 스타플레이어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에서 CEO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카리스마가의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경영자의 판단력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웰치의 경영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웰치신화 타파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GE의 최대 약점은 경기에 민감한 사업이 많다는 점이다.

90년대 중반 가스발전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GE 파워시스템스가 크게 고전했던 게 대표적 예다.

미국경제가 조금이라도 이상징후를 보이는 날이면 GE 캐피털 등 금융서비스업은 심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적이 신통찮은 가전사업과 NBC도 웰치의 오점으로 꼽힌다.

후임자는 누가 될지,어떤 경영스타일을 선보일지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모두 동의하는 게 한 가지 있다.

웰치의 후임자는 경영자로서 불행하다는 점이다.

"웰치를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스탠더드&푸어스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프리드만)에 가깝기 때문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