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최근 경기하강 신호가 잇따르자 재빠르게 ''보수경영''으로 선회하고 있다.

27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LG캐피탈 삼성카드 등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올들어 여신확대와 신규회원 확보 등에 경쟁적으로 나섰으나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반도체가격 하락, 소비위축 추세 등 경기 이상 신호가 울리자 연체관리를 강화하고 거액여신을 자제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전체매출중 약 60%가 현금서비스 부문에 몰려 있어 경기하강시 대규모 연체발생의 위험이 크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LG캐피탈은 지난 8월부터 대출조건과 심사조건을 강화하는 한편 총회원 9백30만명중 연체가 없더라도 불량거래나 사고자로 올라 있는 20만명을 ''잠재적'' 연체자로 분류, 특별관리하고 있다.

특히 리스크가 큰 기업금융 쪽에서는 여신한도를 대폭 낮추고 담보확보에 노력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7월부터 그룹차원에서 ''긴축경영''에 들어간 삼성카드도 경비절감 등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 연체지수와 정상입금률 등을 기반으로 한 ''비상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각종 경영 지표들이 최고 수위에 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상 징후가 보일 경우 여신한도 축소와 심사기준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준비중"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계 카드사인 국민과 BC, 외환카드는 경기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BC카드의 이종락 경영기획부장은 "경기상황과 카드사용실적 등을 주시한 후 필요하다면 대책을 내달부터 작성하게 될 2001년 경영목표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캐피탈의 류상기 기획담당 상무는 "당장 경기가 위축되지는 않겠지만 이상 징후들이 보이고 있어 확장위주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