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가전제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LG전자의 H상무는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중국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에 파견된 후 3년 만에 보는 ''불경기 탈출''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올 상반기 매출액이 1억위안(1위안=약 1백30원) 이상인 중국 백화점에서 팔린 TV 대수가 1백30만3천대로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가전시장 동향은 중국경제가 경기침체기를 벗어나 호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상반기 중국의 경제성적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기간 중국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8.2%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가율보다 1.1%포인트나 높다.

베이징의 경제전문가들은 소비 투자 수출 등 ''3두 마차''가 중국경제를 이끌어간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비의 경우 상반기 소매판매액이 1조6천2백48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증가율 수치로는 전년동기대비 3.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자물쇠를 채웠던 지갑을 서서히 열고 있다는 뜻이다.

상반기 수출은 1천1백4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나 증가했다.

수입액은 1천21억달러(36.2% 증가)로 1백2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덕분에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에는 현재 약 1천5백80억달러의 외환이 쌓여 있다.

중국은 또 경기부양 및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두 마리 토끼를 겨냥,시설투자에 적극 나섰다.

국유기업 부문에서만 7천5백40억위안(전년동기대비 12.1% 증가)이 투입됐다.

중국은 상반기 1천억위안에 이어 하반기 5백억위안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건설사업에 쏟을 계획이다.

중국경제에 더 큰 청신호는 디플레탈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지수가 상반기에 0.1% 상승했다.

물가가 오를 경우 기업의 생산을 자극,경기호전 요인으로 작용한다.

샹화이청(項懷誠)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중국경제는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서도 위안화가치 고수 및 기업구조조정 등을 추진해 왔다"며 "이제 중국경제는 전환점을 돌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중국경제가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