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업계에 사업다각화 열풍이 불고 있다.

미·일기업들은 21세기 생존을 위해 인터넷 정보통신(IT) 바이오테크 금융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업종파괴''에 나서고 있다.

''복잡계 경영''''카오스 이론''등으로 대변되는 경영환경의 급변 속에서는 단일업종 중심의 전문화보다 신시장의 기회를 재빨리 포착하는 ''사업다각화''가 효율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PC메이커들.

이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하드웨어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아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컨설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종합 IT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컴퓨터의 대명사였던 IBM은 최근 ''세계 최대의 기술서비스업체''란 타이틀을 새로 얻었다.

현재 연매출(8백76억달러) 중 글로벌서비스 부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37%.

이를 2005년까지 46%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델컴퓨터는 지난 4월 중소기업의 인터넷사업 지원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의 마이클 델 회장은 현재 7%에 불과한 서비스부문의 매출비중을 끌어올려 ''인터넷 기간망 공급자''로 회사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휴렛팩커드(HP)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팅사업부문을 인수,인력의 30% 이상을 컨설턴트화하는 과감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컨설팅업체들은 정보통신으로 궤도를 바꾸고 있다.

일본 최고의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기업용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변신했다.

노무라는 올 연초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인 엑소더스커뮤니케이션과 제휴,일본 최대의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금융서비스 겸업을 선언하는 제조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본 소니는 인터넷상에서 결제 예금 대출 등 모든 은행업무를 시행하는 종합금융서비스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이를 위해 ''소니은행''을 설립,내년부터 업무를 개시한다.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도 2001년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IT업체들은 바이오테크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이달초 타임로직과 제휴,유전자 정보를 초고속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모토로라는 최근 개인의 유전적 차이를 탐지해 내는 ''생물 칩''생산부문을 신설했다.

이 회사는 "모토로라의 70년 도전의 역사에서 다음 목표는 바이오테크"라고 선언했다.

일본 히타치도 27일 ''생명공학 추진사업부''를 발족하고 오는 2010년 매출목표를 2천억엔으로 잡았다.

이밖에 마이크로프로세서(MPU)의 대명사인 인텔은 MPU 일변도에서 벗어나 각종 인터넷 통신장비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복사기업체인 제록스도 이동통신용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캐나다의 양조업체인 시그램은 음반사업,할리우드 영화제작,테마파크 건설 등을 통해 영상오락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