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민들이 국세(國稅)로 내는 세금이 정부의 당초 전망을 11조7천억원이나 뛰어넘는 91조4천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에 이보다 5.2% 많은 96조1천5백억원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국세부담이 해가 바뀔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해 75조6천억원을 국세로 낸 국민들은 올해 15조8천억원(20.8%)을 더 내는데 내년엔 여기서 다시 4조8천억원을 더 징수당해야 할 판이다.

올해와 내년 국세부담이 20조6천억원(27.2%) 증가하게 된다.

◆ 올해엔 얼마나 거두나 =정부가 국세분야에서 지난 7월말까지 거둔 세금은 61조3천7백58억원.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는 총 91조4천억원이 걷힐 것이라는게 재경부 예상이다.

금년 세수가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작년 경기호전에 따른 법인세 증가, Y2K(2000년 연도인식오류) 문제와 경상성장률, 수입증가, 주식거래 증가 등을 꼽았다.

Y2K 요인이란 99년 말 받았어야 하는 세금 3조5천억원을 Y2K에 대비하기 위해 올초 징수한 것을 말한다.

또 당초 경상성장률을 8%로 예상했는데 10%로 높아질 것으로 보여 법인세 신고분이 예산안보다 4조3천억원 늘어난 8조4천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코스닥 거래대금이 작년 1∼7월 16조3천억원에서 올해 26배가 넘는 4백34조원으로 늘어나 증권거래세가 당초 예상 8천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증가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내년엔 왜 늘리나 =정부는 경상성장률, 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이 금년보다 안정될 것을 첫째 이유로 들었다.

경상성장률이 8.5%에 달하고 수입은 올해보다 2백억달러 많은 1천8백억달러로 예상되며 환율은 지금과 비슷한 1천1백원대에서 머무를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런 경제지표 예상에다 세목별 전망, 유류세율 인상 등을 반영한 결과 내년 세입예산 규모가 이렇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교통세 특별소비세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봤다.

법인세의 경우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져 올해보다 19.5% 증가한 18조9천3백85억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부가가치세는 국내 경기 안정과 수입증가로 8.2% 증가한 23조8천5백34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교통세와 특별소비세는 각각 11.8%와 20.2% 증가한 11조2백24억원(특별회계 교통세양여분 2천6백6억원 포함)과 3조3백81억원이 징수될 것으로 봤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