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은 실질 경제성장률이 5∼6%에 이르는 것을 전제로 짜여졌다.

또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4%, 3%선으로 잡고 경상수지도 80억달러의 흑자를 내는 것으로 잡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올해보다 10원 정도 내려간 1천1백원 선으로 상정하는 등 경제지표를 대체로 낙관적으로 내다보면서 짠 예산이다.

경기의 상승세가 꺾이더라도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정부가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전망에다 올해 기업의 수익이 좋아 내년에 법인세 등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입(세수)이 비교적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내년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대형 변수들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유가급등, 반도체가격 하락, 대우자동차 처리문제, 2차 은행 구조조정의 향방 등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악재''가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어 내년 경제도 지뢰밭을 걷는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

유가만 해도 정부는 내년 평균 도입가를 30달러 미만으로 보고 있지만 35달러를 넘어설 경우 실질성장률은 5% 이하로 떨어질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경우 경상흑자 80억달러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초고유가에다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경상수지는 적자로 반전될 수 있고 경제운영도 매우 어려워지게 된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