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금융기관의 잇따른 퇴출과 주종산업인 섬유업과 건설업의 몰락,대체산업육성 실패로 대구경제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 경제위기 이후 대구지역의 3개 은행·종금사가 퇴출된데 이어 조선생명의 현대생명 합병,영남종금의 영업정지,삼성투신의 서울이전 등으로 지역금융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경제를 지탱하고 있던 건설업도 청구 보성 우방 등 3대 간판 기업이 부도와 법정관리 신청 등에 들어가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산업인 섬유산업도 금강화섬 대하합섬 등 대형 섬유업체가 화의에 들어가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직물업체들이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 지난달 산업생산지수는 90.7로 전국 평균인 158.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 4·4분기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도 제조업 89,건설업 84로 1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실업률은 지난 7월 4.3%를 기록하면서 6개월만에 다시 상승세로 반전됐다.

새로운 대체산업의 조성을 위한 대구시의 각종 사업도 위천국가공단 조성사업이 무산되는 등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섬유산업발전 계획인 밀라노프로젝트도 업계와의 협조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고 구지공단의 조성사업도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 건설비 등 정부예산지원이 타도시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면서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

대구시의 총 부채도 서울을 제외한 5대도시 중 최대 규모로 연간 예산에 맞먹는 2조7천2백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내년까지 9천억원의 빚을 갚아야 할 처지여서 재정위기에 빠질 지경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구지역에서는 산업기반의 붕괴에 따른 고실업률과 재정위기 등으로 이미 제2의 IMF 경제위기가 시작됐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