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텔쇼크''가 세계증시를 강타했다.

세계최대 반도체칩 메이커인 인텔의 실적부진 발표는 그동안 논란을 거듭해온 세계반도체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섰다는 전주곡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인텔의 경쟁업체인 AMD와 D램 생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관련 주가는 일제히 급락세를 탔다.

한국의 삼성전자, 일본 후지쓰, 대만 TSMC 등 아시아의 주요 반도체업체 주가도 폭락했다.

반도체 호황이 그동안 세계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인텔쇼크의 파장은 컸다.

반도체 주가급락은 가뜩이나 침체에 빠져 있던 첨단기술주 전체로 확산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월가에서는 인텔쇼크를 계기로 반도체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강해지고 있다.

PC 수요위축과 D램 현물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세계 반도체경기가 정점을 지나 둔화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반도체 경기호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시장조사업체인 MSDW는 계절적인 요인 때문에 9월말부터 PC수요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고 반도체업체들의 재고수준도 바닥권까지 떨어진 상태여서 10월을 전후해 반도체가격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반도체경기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세계반도체 주도주인 인텔이 치명상을 입은 이상 세계증시에서 당분간 ''반도체 악몽''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