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디젤차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상의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디젤차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가상승으로 신차 시장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IMF사태 이후 레저용차(RV)와 경차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듯이 디젤차가 고유가시대의 인기차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 자동차업계 역시 디젤차 판매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디젤차는 높은 연비효율과 출력을 갖고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승차감때문에 거부반응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매연 등 환경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세계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지속적인 기술개발은 디젤차의 이같은 약점들을 대부분 해결했다.

유럽지역의 경우 다임러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등이 환경친화적이면서 경제성을 갖춘 디젤엔진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디젤차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작년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서유럽 17개국에서 팔린 4백여만대의 승용차중 디젤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8%나 됐다.

국내에서도 디젤승용차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디트로이트디젤과 손잡고 개발한 배기량 2천cc급 디젤엔진을 아반떼XD에 얹었다.

이 차는 현재 유럽에 수출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정부의 환경기준이 완화되는대로 국내에 시판될 예정이다.

현대 관계자는 "동급 비교시 연비가 뛰어나고 이산화탄소(CO2)배출량도 선진국 기준에 맞췄기 때문에 국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는 또 배기량 2천5백cc급 디젤엔진도 내년중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어서 대형 고급승용차로 탑재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세계적인 디젤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제휴,내년중 디젤 승용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자동차도 르노사와 공동개발중인 배기량 1천9백cc급 디젤승용차를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수입차 가운데서는 BMW코리아가 지난 6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했던 "BMW 드라이빙 스쿨"에 디젤엔진을 얹은 530d(수동 5단)를 선보여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디젤 승용차 보다는 디젤RV(레저용차)가 소비자들에게 먼저 자리잡을 것 같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11월중 디젤엔진을 얹은 트라제XG와 산타페를 시판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들을 앞세워 최근 LPG가격 인상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RV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 한달만에 1만대 이상의 계약 실적을 올린 산타페의 경우 배기량 2천7백cc에 출력은 160마력 이상의 고출력을 낼 수있는 엔진이 탑재된다.

현재 가솔린 LPG 디젤엔진을 모두 사용하는 기아자동차의 카니발(파크)을 들여다보면 디젤차의 장점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있다.

월 2천km주행시 가솔린차의 유지비는 20만원에 육박하는 반면 디젤차는 8만원을 조금 넘는다.

또 연비효율은 가솔린차에 비해 20%가량,LPG차보다는 50%가량 좋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디젤차의 유지비가 LPG차보다 싼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유류가격체계를 개편하면서 LPG가격은 "대폭",경유가격은 "중폭" 인상할 계획이어서 디젤차의 경제성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최근 개발된 디젤엔진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돼온 소음과 진동을 크게 개선,승차감을 향상시켰다.

가속응답성도 높여 회전순발력을 보강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