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LG가 도시가스업체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가 지난해 말과 올해초 4개의 도시가스회사를 사들이자 LG정유도 지난 8월 신라도시가스를 인수한 데 이어 경남 창원 마산 김해지역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경남에너지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LG정유 대리점인 대양산업이 대주주로 있는 경남에너지는 최근 "도시가스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모색 중이며 그 일환으로 일부 지분참여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LG정유가 경남에너지 지분을 인수하면 서울 중·북부와 경기도 일원에 연 70만t의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극동도시가스를 포함,모두 3개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LG정유는 지난 8월에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라도시가스의 자산을 3백10억원에 인수,서라벌도시가스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LG정유 이현식 상무는 "올해초 가스공사 민영화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가스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며 최근 잇따라 도시가스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괜찮은 지역은 기존 회사들이 이미 다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SK는 지난 99년말부터 올해 2월에 걸쳐 전남도시가스 익산도시가스 등 벽산 계열 3개사와 충남도시가스를 인수,가스지주회사인 SK엔론 산하에 총 9개의 도시가스회사를 확보했다.

SK엔론은 국내 도시가스 총 수요량의 25% 이상을 공급,국내에서 가장 광범위한 도시가스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이 도시가스회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가스공사 민영화에 대비해 가스사업의 수직일관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라고 손제성 대우증권 가스산업분석 담당자는 말했다.

이에 반해 기존 도시가스회사들의 경우 "사고 등의 위험 부담과 각종 안전규제에 시달리는 데 비해 가스 요금은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도시가스협회 김진덕 홍보팀장은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