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의 강세를 지속하면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8억달러에 그치고 35달러까지 오르면 경상수지는 21억달러 적자로 반전되는 등 내년에 고유가에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제연구원은 ''유가급등에 따른 거시경제 영향 및 산업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유지할 경우 내년 거시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30달러선을 지속하면 경상수지 흑자는 당초(이하 배럴당 25달러 기준 전망) 예상인 44억달러에서 8억8천만달러로 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포인트 추가 상승, 4%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선의 초강세를 지속할 경우 내년 경상수지는 당초 예상보다 65억8천만달러나 급감, 21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5%포인트나 추가돼 4.6%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이같이 국제유가의 강세가 지속되면 거시경제 지표의 수정이 불가피하고 경제정책 운용목표도 하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유가급등에 따른 산업별 전망을 보면 자동차산업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4백20원까지 오르면 자동차 수요가 1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와 석유화학 화섬 등 유류관련 산업의 경우 원료가격 상승으로 제품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나 만성적인 공급과잉으로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유가급등과 함께 진행중인 원화절상 문제의 경우 조선 자동차 철강 섬유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채산성도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한편 해외건설은 고유가 수혜 업종으로, 정유와 전력산업은 원화절상 수혜 업종으로 분석됐으며 반도체는 고유가나 원화절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