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8×8 PC100)싱크로너스 D램 가격 가격은 지난 12일 3.3% 떨어진데 이어 13일 다시 3.4% 하락했다.

지난달 말(8.6달러)에 비해 무려 12.5%가 떨어진 것이다.

D램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14.7%를 차지할 만큼 수출에 큰 기여를 하고있다.

이에따라 최근의 D램 반도체 가격 하락을 두고 무역수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최근의 반도체 가격 하락을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1백28메가D램의 본격 양산 등으로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 최근 D램 가격 동향=국제 현물시장에서 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 8일 7.60∼8.06달러로 7일보다 5.24%나 하락한데 이어 12일에는 개당 7.35∼7.79달러로 전날보다 3.3% 하락했다.

이어13일에는 개당 7.1∼7.53달러로 3.4% 떨어지는 등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이 고정 거래선에 공급하는 가격은 아직 평균 8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체들은 또 현물 시장의 가격하락과는 달리 고정거래선에는 공급 물량이 달린다고 말한다.

삼성전자 김일웅 이사는 "4.4분기 주문량 대비 65∼75% 정도만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현물가격 하락이 장기 공급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4메가 D램과 달리 1백28메가 D램 시장은 고성능 PC수요의 증가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최근의 가격하락은 D램시장의 중심제품이 64메가에서 1백28메가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 전망=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수급추이에 비춰볼 때 단기적으로 반도체값이 7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데이터퀘스트의 손종형 서울지사장은 "D램 반도체의 수요와 생산량을 추정해본 결과 2002년 1.4분기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KIET) 주대영 연구위원도 9월말께부터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96년이후 라인증설이 거의 없었던데다 일본 유럽 등지에서 고기종 PC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성수기를 앞두고 강한 오름세를 탈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PC시장 성장의 정체로 반도체 가격이 내년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메이저사들이 경쟁적으로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만큼 내년 2월께 반도체 가격이 6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월간 D램(64메가 기준)공급능력은 각각 6∼7천만개 정도이다.

반도체 값이 1달러 떨어지면 양사의 순이익이 한달에 각각 6,7천만달러씩 줄게 된다.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부 유보자금으로 추가 라인을 건설해 확고한 시장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는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보다 라인 보완을 통해 수율을 높이고 1백28메가 제품생산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반도체 가격하락은 경기위축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은 오히려 이를 호기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