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경제협력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차관급의 경제실무회담을 오는 25일 열기로 했다.

또 북측은 15명 규모의 경제시찰단을 이달중 남한에 보내기로 했다.

임동원 대통령 특보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남한을 방문한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등은 14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이날 오후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남북이 경협실무회담에서 투자보장,분쟁조정절차,이중과세방지,청산계정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경제시찰단이 남한을 방문하면 남북간 경협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장소로는 서울과 금강산이 거론됐으나 서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발표한 공동보도문에는 김 위원장의 내년봄 서울 답방과 오는 26일 제3국에서의 국방장관급 회담 개최,다음주초 제2차 적십자회담 금강산 개최 등 6.15공동선선와 1,2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간 현안과 관련한 일정에 대한 합의내용이 포함됐다.

또 모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포함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김 비서 일행은 회담을 마친 뒤 청와대를 예방,김대중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남북한이 서로 이해하는 속에서 상호 도움이 되는 경제협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남북한이 긴장완화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기이며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신뢰와 이해의 폭을 넓혀 7천만 민족이 전쟁의 불안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비서는 이 자리에서 6.15공동선언의 실천상황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김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김 대통령에게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메시지에서 "공동선언에 훌륭한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다"면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되고 어떤 경우에도 공동선언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충만해 있다"고 밝혔다.

김 비서 일행은 이날 청와대 오찬후 신라호텔로 돌아와 임 특보 등 남측 관계자들과 공동보도문의 문안을 조정해 발표한 뒤 제14호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당초 예정된 항공편 대신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평양에 도착했다.

김영근.서화동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