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지난 92년 옛 동독에서 인수한 브라운관 생산법인(SDIG)이 우량 기업으로 변신해 그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베를린에서 동남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슈프레 강변에 위치한 삼성SDI 독일 생산법인은 옛 동독에서 ''WF''란 이름으로 운영되다 삼성SDI가 독일 정부로부터 1마르크에 경영권을 넘겨받은 것이다.

삼성측은 인수 당시에는 사회주의식 경영으로 회사가 도산의 길을 걷고 있어 사업 초기에 발생하는 결손보조금 투자보조금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약속하고 공장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통합에 따른 수출쿼터 축소,반덤핑 관세부과 등 무역 장벽에 대응하고 동구권 시장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은 인수 후 구체적인 투자계획 등 회생 스케줄을 마련하고 조직 강화에 나섰다.

또 임직원들이 원가개념 및 품질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하도록 교육을 강화했다.

의식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제안 제도를 도입하고 정기 면담과 설명회를 통해 회사의 경영방침과 전략을 근로자들에게 알렸다.

생산과 설비개선 작업도 병행,생산라인의 길이를 10㎞에서 3㎞로 대폭 줄여 제품 1개당 생산 소요시간을 18초에서 13초로 개선했다.

삼성SDI의 정상화 노력은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 95년 인수 3년만에 처음으로 1백20만마르크의 흑자를 기록했고 98년 이후에는 해마다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