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유로 환율이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치인 유로당 0.86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노동생산성 호조로 당분간 미국경제가 유럽경제를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과 독일의 슈뢰더 정부가 유로화 약세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 이같은 유로가치 급락의 주요인이었다.

이와관련,앞으로 달러·유로 환율은 회복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유로당 1달러 이하 국면이 앞으로 약 1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올해말을 계기로 추가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해 내년 이맘때는 달러당 1백엔 근처까지 하락해 엔고현상이 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같은 유로약세,엔강세기조가 지속된다는 얘기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로이터 통신이 54개 국제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예측조사보고서''에서 나타났다.

◆달러·유로 환율=국제금융기관들은 최근들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로존의 양대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의도적으로 유로 약세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유럽통화동맹(EMU)의 실패우려가 불식된 상황에서는 실업문제 해결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는 독일의 슈뢰더 정부와 프랑스의 죠스팽 정부가 유로화 약세를 통해 수출증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치적인 목적이 개입하고 있는 한 앞으로 1년간 유럽경제는 3∼3.5%의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유로화 가치가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국제금융기관들은 달러·유로 환율은 앞으로 3개월 후에는 유로당 0.922달러로 소폭 회복되고 이어 1년 후에는 1.009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엔·달러 환율=국제금융기관들은 올해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불투명한 일본경제 때문에 달러당 1백6엔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년에는 엔·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엔강세)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금융기관들은 엔·달러 환율이 내년 이맘때쯤 1백3엔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 기초여건면에서 미국경제는 연착륙에 진입하는 반면 일본경제는 성장률이 2%대로 올라가면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행이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한 이상 내년에 일본경제의 회복세가 정착될 경우,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라는 점도 엔·달러 환율의 하락요인으로 지적됐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