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 후 투신권 수요진작을 골자로 한 2차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키로 함에 따라 증시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최대 기관투자가인 투신사에 시중자금을 몰아주기 위한 정부정책이 실효를 거둘 경우 만성적인 수급불균형에 시달리던 증시가 기력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신사들은 올들어 펀드환매 등에 따른 자금사정 때문에 주식을 줄기차게 팔아왔다.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 발행으로 연명하던 회사채시장도 투신권의 자금여력이 확대되면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회사채시장이 증시발목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 역시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은행 구조조정의 윤곽이 가시화된다는 점도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불안감을 조기에 제거, 시중 단기부동자금의 유입을 촉발할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자금이 투신권을 비롯해 증시로 유입될 조짐이 보이면 주가상승-기업자금난 완화-신용경색 해소 등과 같은 자금시장의 선순환이 예상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투신사들이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나란히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과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 투신사 매수세 전환 =최근 투신사들은 매수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로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쇼크''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덩달아 ''팔자''에 나서던 투신권은 거래소시장에서 지난 1일 4백72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5일에도 9백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한동안 외면하던 코스닥시장에선 거래소보다도 공격적인 편이다.

지난 1일이후 3일째 하루평균 1백억원 가량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수하락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 SBS 등 코스닥시장의 우량 종목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에 힘입은 것이다.

투신권 매수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 더블위칭데이(선물과 옵션의 만기일이 겹치는 오는 14일)와 추석 이후의 투자심리 회복, 정부의 추가적인 시장안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투신사의 매매전략 =투신사들은 지난 5월말과 8월 중순 두 차례에 걸쳐 종합주가지수 680선이 무너진 뒤 곧바로 회복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수 680 밑에서는 추가하락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이홍재 한국투신 주식2팀장은 "지수 680 밑에서는 매수한다는 전략에는 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기웅 대한투신 투자전략부장은 "코스닥지수 1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가정아래 몇몇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기관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프로그램매물 압박이 없고 기관들의 물량부담이 적은 코스닥의 중소형 우량주가 수익률을 내기 위한 일시적인 피난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신권의 자금사정은 현재로선 그리 넉넉지 않다.

따라서 최근 매수세는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투신권이 아직 매수우위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투신사로의 자금을 몰아주기 위한 정부정책이 투자심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