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이 국민주택기금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등 국가기금을 위탁관리하면서 기준에 미달하는 사업자에게 제출하거나 적자인 기금운용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부실하게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5일 이같은 내용의 ''금융기관의 국가기금 운용실태''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택은행은 ''99년도 국민주택기금 결산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고정이하 부실채권규모가 전체 대출금의 7.7%인 2조7천7백94억원에 이르고 있음에도 대손충당금을 한푼도 적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채권보전절차가 종료된 1백35억원의 회수불능채권도 상각처리하지 않은채 자산으로 계속 기재해 왔다.

이에따라 기금이 손익계산서상 실제로는 4천여억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3천여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긴 것처럼 기금운용성과와 재무제표를 왜곡 작성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주택은행은 또 국민주택기금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동시에 관리하는 점을 악용, 기준에 미달하는 사업자에게 대출해 주거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보증채무이행청구를 승인하는 등 60여억원의 기금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교통부는 주택은행에 국민주택기금에 대한 운용업무를 맡기면서 주택건설자금의 50%를 사전 대출하는 선급금의 사용처 등 일체의 사후관리 규정을 마련해 놓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 95년 4월부터 98년 8월 기간중 39개 건설업체에 대출된 1천4백5억여원의 기금 선급금이 주식투자 등 엉뚱한 곳에 전용됐으며 결국 관련기업의 부도로 회수불가능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