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4일 각각 메탄올과 압축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발은 정부가 지난 9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뤄진 것으로 메탄올 및 수소 연료전지차로는 세계에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요타 닛산 등에 이어 각각 7번째와 10번째로 개발된 것이다.

연료전지차는 수소와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킬 때 나오는 전기에너지를 통해 움직이는 것이며 수소를 발생시키는 연료로 메탄올과 압축수소 가솔린 등이 쓰인다.

현대·기아차와 대우차는 연료전지 용량과 최고 시속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고 차체와 연료전지 무게를 줄이는 등의 보완작업을 거쳐 오는 2004~2005년께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메탄올 연료전지차(FCHEV)=현대·기아차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이 차는 최대 시속이 1백26㎞로 10㎾급 연료전지차로는 국내에서 가장 빠르다.

주행거리도 시속 60㎞ 정속주행 기준으로 3백80㎞ 이상에 이른다.

출발에서 시속 1백㎞에 도달하는 데 18.7초가 소요된다.

이 차는 기존 스포티지 전기자동차를 기본 모델로 해 2년간 90억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됐다.

현대차는 이미 기술제휴를 맺은 미국의 세계적 연료전지 전문개발업체인 IFC와 공동으로 연내에 연료전지 용량을 25㎾로 확대하고 가솔린 연료전지차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메탄올 연료전지차는 압축수소를 사용하는 것보다 연료변환 장치가 추가되는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액체연료라는 이점이 있어 안전성과 인프라 측면에서는 더 우수해 앞으로 가솔린 연료전지차와 함께 세계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압축수소 연료전지차(DFCV-1)=대우차가 레조를 기본 모델로 65억원의 개발비와 연인원 1백8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고등기술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회사측은 이 차가 국내 기술로 개발된 데 의미가 크며 연료전지를 차량에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는 최근 주행테스트 결과 최고 시속이 1백25㎞에 달했으며 시속 1백㎞까지 가속하는 데 18초 정도가 소요됐다고 대우차는 밝혔다.

주행거리는 현재 압축수소를 탑재하는 데 한계가 있어 8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는 보완과정을 거쳐 수소 연료전지차를 오는 2004년께부터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또 앞으로 2년간 1백35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금보다 한단계 발전된 메탄올 변환방식의 25㎾급 연료전지차 개발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문희수·김용준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