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운용에 이어 이번엔 국고(國庫) 관리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경부는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 조세수입(세수) 실적이 예상보다 늘어나자 국고 여유자금을 국공채 등에 운용하는 방향으로 ''국고금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7월 세수는 60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조8천억원)보다 7조5천억원 증가했으며 연간 조세수입은 당초 목표치인 98조4천억원보다 10조원 이상 초과할 것으로 재경부는 보고 있다.

재경부는 이 여유자금을 국공채 등에 운용하거나 한은에 별도 계좌를 만들어 이자를 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를 통해 재정 적자를 줄여 나가는 한편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재 국고금의 대부분은 한은의 무이자 당좌예금 계좌에 예치돼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매년 통화관리를 위해 거액의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이자만도 한해 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재경부가 국고 운용을 확대할 경우 통화증발은 물론 통화관리 비용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