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새 밀레니엄 첫 해의 미국 최고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묵은 천년의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최고 기업이 시스코시스템스였다면 올해는 단연 컴퓨터서버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해다.

매출과 순익 등 성장력과 주가상승면에서 타사를 압도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휴렛팩커드 IBM 시스코시스템스 등 기라성 같은 초일류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욱일승천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의 공동창업자이자 회장겸 CEO인 스콧 맥닐리(45)는 "태양(Sun)의 신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호언한다.

선마이크로는 외형신장과 영업마진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4분기 전체 판매액에서 원가를 제한 영업마진율은 52%,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이익으로 남겼다.

수익성이 탄탄하기로 소문난 IBM(37%) 휴렛팩커드(30%) 델컴퓨터(21%)보다도 월등히 높다.

외형 팽창도 눈부시다.

지난 80년대말 10억달러이던 매출은 99회계연도(99년 7월∼2000년 6월)에 1백57억달러로 10년새 약 16배로 늘었다.

최근 3년간 매출증가율은 2백%.이 때문에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가 역시 그 이름(선)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다.

올들어 미국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장에도 불구,수직상승중이다.

지난 1일에는 1백28.625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차례의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2년새 자그마치 12배나 폭등했다.

지난 2년 동안 MS주가가 33% 상승하는 데 그치고 S&P500주가가 46% 오른 데 비하면 폭발적인 상승세다.

선마이크로가 미국업계의 기린아로 우뚝 서게 된 것은 최근 몇년새 인터넷과 기업데이터베이스,통신장비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서버컴퓨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지난 82년 창업 이후 꾸준히 독자적인 유닉스와 자바시스템 개발에 주력,IBM 등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순식간에 세계 서버컴퓨터시장을 석권했다.

현재 이 분야 시장점유율은 35%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용 저장(storage) 장치시장에도 진출,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미 선두업체인 EMC에 비해 가격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지원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어 이 분야의 석권도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마이크로에 대한 월가의 평가도 장밋빛이다.

비록 일각에서는 제품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점 등을 들어 최근 선마이크로의 수직상승세가 피날레를 앞둔 마지막 불꽃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하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선마이크로가 업계의 고릴라로 남게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투자은행인 토마스 바이젤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덩 밴 도르스텐은 "앞으로 경쟁업체들은 선마이크로의 발길질에 모두 나가떨어질 것"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