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컨테이너 제조업체인 현대정공이 모든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긴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의 생산시설을 1백% 해외 이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생산원가를 낮추고 해외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지난 77년 사업 착수 이후 2백66만대를 생산하며 전세계 물동량의 40% 가량을 담당해왔던 현대정공의 국내 컨테이너 생산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현대정공은 30일 울산 냉동컨테이너 공장에서 관련업체 대표 및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 종료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현대정공은 이날 마지막으로 생산되는 냉동컨테이너 안에 컨테이너 역사자료집과 임직원들의 단체사진,각종 컨테이너 사진과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을 자료로 담아 영구보전키로 했다.

박정인 사장은 "지금까지 생산한 컨테이너를 한줄로 쌓으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6백개나 만들 수 있다"며 "아쉽지만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공장의 해외이전은 90년대 들어 중국업체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빠르게 잠식해오고 있는데다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국내 경공업 생산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틸컨테이너 생산시설은 중국의 광둥 및 상하이공장으로,울산의 냉동컨테이너 설비는 최근 기술제휴 계약을 맺은 중국의 상하이승사 컨테이너 업체로 이전된다.

현대정공은 이로써 멕시코 하이멕스 공장과 더불어 해외에 4곳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중국제품은 이제 완구류 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시장으로까지 밀려들었다"며 "앞으로 생산되는 컨테이너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 대신 ''메이드 인 차이나'' 또는 ''메이드 인 멕시코''라는 원산지 증명이 붙게 된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