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여유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군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일은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다우기술의 김익래(50) 회장.

서울 대치동의 다우기술 본사를 떠나 여의도 대한투자신탁 빌딩 18층에 있는 키움닷컴(www.kiwoon.com)으로 출근한지 이제 다섯달 남짓.

다우기술의 경영을 김종환 전 삼성SDS 전무에게 맡기고 자신은 키움닷컴에서 새롭게 진출하는 금융사업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다우기술은 이제 계열사만 20개 가량이 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더욱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 능력있는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요즘에도 한달에 한번은 해외출장을 간다는 김 회장은 미국 벤처기업들의 모습을 보고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경영권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고 다우기술 계열 기업들의 전체 기업문화를 올바르게 이끌고 새로운 모험사업에 투신할 계획이다.

다우기술 창업 초기의 마음으로 되돌아가겠다는 것.

한국외대 영어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그는 지난 81년 한국IBM을 그만두고 국내 벤처기업 제1호로 기록되는 큐닉스 설립에 참여했다.

그 뒤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타시스템 다반테크 큐리오 엘렉스컴퓨터 등을 탄생시키며 한국 벤처산업의 산 증인으로 불려왔다.

그는 우선 국내 벤처산업의 현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요즘 벤처기업이 위기라는 말이 많이 들리더군요. 사실 증시가 침체돼 자금사정도 좋지 않으므로 지금이 위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김 회장은 선배 벤처기업인으로서 위기상황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우선 이전부터 해외 마케팅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답게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2B같은 인터넷 비즈니스가 제대로 수익을 내려면 무엇보다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또 오프라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요"

아울러 김 회장은 얼마전 일어난 벤처기업의 주가조작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심정을 털어놨다.

"벤처뿐만 아니라 기업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될 덕목이 바로 "정직"입니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게 끝장이지요"

"벤처사업이 조금 성공했다고 흥청망청 쓰거나 바른 길에서 벗어나 무리하게 사업을 벌려선 안됩니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뛰는 것이 바로 벤처정신입니다"

이제 다우기술은 제2의 창업기를 맞고 있다는 김 회장은 "한국경제를 발전시키는 새로운 대안은 역시 벤처"라며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벤처기업들은 반드시 성공이라는 뜻깊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2)3787-5000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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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

<> 1950년 강릉 출생
<> 경복고, 한국외대 영어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 한국IBM 근무, 큐닉스 사업본부장, 엘렉스컴퓨터 회장
<> 취미 : 테니스, 골프
<> 경영관 : 벤처경영 최고덕목은 타이밍과 예측능력
<> e메일 : irkim@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