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조원에 이르는 방송광고 시장에 회오리 바람이 일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입법예고,오는 30일 공청회와 각계 여론수렴을 거쳐 올 가을 정기국회에 상정될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안"이 광고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의 골자는 지난 20년간 유지돼온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 판매 독점체제를 깨는 내용이다.

◆관련업계 논란 확산=입법예고안은 △공영방송(KBS MBC EBS)의 방송광고 판매는 한국방송광고공사 △신설되는 민영 미디어렙은 SBS와 지역민방의 광고판매 전담 △광고공사의 민영 미디어렙 지분참여 한도 30%(2년간 한시적)△전체 지상파 방송사의 지분 참여한도 10%,개별 방송사의 참여한도 5% 이내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공표되자 민영 미디어렙의 지분 참여에서 배제된 문화방송측은 특정사에 ''특혜''를 주는 방안이라고 반발,각 방송사의 참여를 인정하는 완전한 민영화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원안대로 법이 제정된다면 최대 수혜자는 민영 미디어렙에 출자하는 유일한 방송사인 SBS라는데 이견이 없다.

KOBACO 관계자는 "SBS는 현재보다 연간 1백억원이상 이익이 늘어나고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민단체 방송광고공사 광고회사들도 이번 제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입법예고안이 방송광고 판매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상업주의와 방송 프로그램의 선정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광고시장 구조개편 가속화=SBS가 민영화 렙에 출자하고 우호지분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장기적으로 방송 광고비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지난 80년 이후 신문 광고료는 5배 이상 인상됐으나 방송 광고비 인상률은 절반에도 못미쳐 미디어렙이 정부의 영향에서 벗어날 경우 대폭적인 광고단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경우 광고 예산에서 방송광고를 먼저 집행하고 나머지 예산으로 신문 등에 배정하기 때문에 인쇄광고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광고업계는 보고 있다.

방송광고대행을 하는 1백80여개에 달하는 광고회사는 ''부익부 빈익빈''현상 심화로 구조조정을 겪을 전망이다.

K광고회사의 한 간부는 "방송광고 시간을 잡을 수 있는 광고회사는 소수에 집중돼 중형 이하 광고회사는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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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미디어렙 : 광고시간이나 지면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회사.

설립 자본과 운영주체에 따라 공영 민영 국영 미디어렙으로 분류된다.

현재 한국광고방송공사는 국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