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벤처기업이 빛이 3㎜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의 사업화에 나섰다.

나노트로닉스(대표 한진호)는 10피코세컨드(1피코세컨드는 1조분의 1초)를 정확히 잴 수 있는 극미(極微)시간 측정기술을 개발,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노트로닉스는 지난 3월 서울대 전기공학부 박재홍(39)교수를 비롯해 13명의 전기공학부 석·박사들이 창업한 회사.

이들은 모두 전기공학부 시스템전자연구실 소속 선후배다.

한진호(30) 사장은 "10피코세컨드를 재는 기술은 해외 유명 저널에도 발표한 세계적인 기술"이라며 "각종 계측기는 물론 의료기기,자동차용 전장 및 제어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트로닉스는 극미시간 측정기술 외에도 고속광대역앰프 및 데이터수집기술과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같은 기술을 적용한 첫번째 제품으로 최근 케이블 단선 측정기(TDR)를 개발,양산체제를 마련중이다.

케이블 단선 측정기는 전화선 전력선 등에 전류를 흘려보내 그 전류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케이블이 끊기거나 합선된 지점을 1㎝ 단위로 정확히 찾아내는 제품이다.

미국 제품에 비해 가격은 절반 이하 수준이고 정확도는 12배 이상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나노트로닉스는 이 제품을 미국 유통업체를 통해 전력선 및 전화선 설치·유지·보수업체들에 수출하기 위해 협상중이다.

이와 함께 나노트로닉스는 광케이블 단선 측정기(OTDR),속도측정기,건물 외곽경비장치 등을 개발하고 있다.

또 링거액 주사 경보기를 비롯한 의료기기와 자동차배선 멀티플렉싱 시스템,고감도 글라스 안테나 등 자동차용 전장 및 제어제품도 개발중이다.

한 사장은 "사업초기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며 "단계적으로 측정기 의료기기 자동차용제품 PC장착계측기 광통신장비 등 5개 분야로 사업부문을 확대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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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