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에서 최근 거의 모든 주가들이 골고루 오르는 ''주가상승 평준화''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올들어 나스닥,S&P500 등 주요 지수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미증시가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S&P500지수가 21% 올랐던 지난해의 경우 상승종목은 전체 5백개 중 31개에 불과했다.

오른 종목이 3백41개나 됐던 95년(S&P 37% 상승)에 비하면 몇몇 초대형주가 지난해 지수 상승을 이끈 셈이다.

이는 최근 몇년간 지수상승에도 불구,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올들어선 상승종목수가 늘어나면서 소수종목이 지수 변화를 주도해온 지난 2년간의 추세가 사라지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어 이같은 ''종목별 평준화''는 증시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미국증시 상승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시장분석가 마셜 애쿠프도 "지난 5월 이후 상승종목수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평준화되고 있다"며 "이는 증시여건이 호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상승종목수가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연준리(FRB)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수합병(M&A)이 줄을 이으면서 대박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상승종목이 증가하는 이유다.

이밖에 투자자들이 실적부진이 예상되는 대형주보다 그동안 주가낙폭이 큰 저가주식으로 관심을 넓혀가는 것도 한 요인이다.

상승·하락종목수의 격차가 줄고 있는 곳은 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이며 나스닥시장은 아직 이런 추세가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이는 금리에 민감한 금융 및 유통주식들이 주로 NYSE에 상장돼 있고 최근들어 투자자들이 주가등락이 심한 나스닥의 중소형주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98년의 ''가치주 투자열풍''이 잠시 스쳐간 것과는 달리 최근의 증시평준화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