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지난 13일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금융시장이 안도하는 분위기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지분 매각과 자동차 및 중공업의 계열 분리를 골자로 한 자구책을 정부와 채권단이 받아들임에 따라 현대위기가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감이 금융시장을 급속히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풀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연일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BB급 기업의 회사채가 거래되기 시작하는 등 중견기업들의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감을 되찾자 "9월 콜금리 인상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추석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여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9월 7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현대사태가 일단락되고 채권전용 펀드 조성으로 기업 자금난이 다소 해소되는 등 시장불안이 가라앉는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적극 검토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제 원유가의 급격한 상승세 등 국내외 물가불안에 따른 총수요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와함께 일본은행의 제로금리 포기와 미국 및 유럽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도 잇따라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최근 채권시장 전망을 통해 9월중 통화당국이 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인상가능성은 80%,인상폭은 0.25%~0.50%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콜금리는 지난 2월 한차례 인상된 이후 대우채 환매사태,현대문제 등을 이유로 6개월째 동결돼 왔다.

이번 콜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에 그친다면 시장이 별다른 동요없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게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연중 자금수요가 가장 많은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9월 콜금리 인상설과 관련,오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금리인상 여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이달들어 발표된 생산성 지표등 주요 경제지표를 종합해 볼때 미 연준리(FRB)가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