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가 제9차 국제학술대회를 18일 서울대에서 개최했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정보화 혁명의 경제학적 접근"과 "금융위기 이후의 아시아적 발전방향 모색".

미시.거시 화폐금융 산업 국제경제 환경 등 분과별로 모두 64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깊이있는 논평과 토론이 이어졌다.

박승 중앙대 교수의 초청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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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경제는 실물면에서의 성공적인 업적에도 불구하고 금융면에서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이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의 국제수지전망을 고려할 때 이는 어디까지나 대내적인 유동성의 위기이며 대내적인 내핍과 국민들의 분담을 통해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IMF 사태와 같은 대외적 금융위기가 다시 올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할 때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대내적 위기요인을 역동적인 발전의 촉매제로 역이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범국민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고임금사회로의 진입, 개방질서, 디지털시대 등 새로운 생존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 기업 정부 금융 노동 정치 사회 의식구조 등 각 분야에 대한 과감한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로 경제성장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위기요인들이 대외적인 금융위기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지의 확고한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거시정책의 운용에 있어서는 성장이나 고용보다도 국제수지와 물가안정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셋째로 대우사태의 경우처럼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부실이 발생하여 그 부실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는 경우 그 사회적 부담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다만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분담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러한 대내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이를 사실대로 노출시켜 기업의 정리, 공공자금의 투입 등 정리방법과 분담계획을 과감하게 지체없이 집행하여 불안정요인을 조속히 제거하여야 한다.

끝으로 구조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 산업평화에 대한 노사간의 협력, 금융부실의 분담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 그리고 물가와 국제수지 안정을 위한 국민들의 욕구자제와 내핍의 실천 등 범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