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17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의 당면 문제를 ''3불(不)론''으로 압축했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업금융을 병행할 진정한 은행의 부재 △자금시장 안정과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은행(장)의 주도적 역할 부재 △일관적인 정책메시지 부재 등 ''3불(不)''을 해소하지 않고는 금융시장 안정이 어렵다는 현실인식이다.

현재 삼성 LG 등 4대 그룹과 롯데 정도를 제외하면 회사채나 CP(기업어음) 발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발행시장CBO(프라이머리CBO) 등 시장자금난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투기등급 이하 채권의 편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자금경색 악순환 해소를 위해 개별 은행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두번째 문제인 은행(은행장)의 주도적 역할 부재는 지난 7월 은행파업시 극명하게 드러났다.

시장안정을 위한 정책노력이 자꾸 ''관치''로만 비쳐지는 것도 개별 은행들의 소극적 태도에 기인한다는 인식을 정부는 갖고 있다.

세번째 ''3불''은 전임 경제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장관은 오찬 시작 직전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나는 목소리(육성)는 다르지만 한 목소리(일관된 정책)를 낸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위원장이 "기업.금융구조조정의 청사진을 곧 시장에 공개하겠다"고 한 것이나 경제팀의 팀워크를 강조하는 것도 투명하고 일관된 정책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겠다는 새 경제팀의 의욕이 담겨 있는 대목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