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입원한지 1주일이 지나면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걱정할 정도로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정 전명예회장은 지난 6일 현대중앙병원 18층 특실에 입원했으며 지난 3일에도 입원해 2박3일간 지낸 점을 감안하면 8월 들어서는 거의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6월말 방북 이후 7월에만 3차례 이상 병원을 찾아 모두 열흘 정도 머무는 등 병원을 찾는 횟수가 증가하고 입원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정 전명지금까지는 1주일 이상 병상에 누워있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비추어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일행이 8일 방북했을 때 "왕회장"의 건강을 크게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말 명예회장이 방북했을 때 건강을 생각해 산삼 10뿌리를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정 의장을 접견하자마자 명예회장의 안부를 물은 뒤 "남측의 언론보도를 보니 6월말 방북일정 때문에 피로가 누적돼 그렇다는데 우리가 "공대"(공손히 대접하는 것)"를 잘못해 그런 것 아니냐"며 걱정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또 "빨리 기력을 되찾아 다음에는 꼭 같이 오셨으면 한다"며 "소를 1천5백마리나 보내줘서 고맙다는 내 얘기를 꼭 명예회장께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현대측은 전했다.

정 의장은 이에대해 "곧 괜찮아지실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 내부에서도 장기입원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다.

현대 관계자는 "노환이 그렇게 가벼운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본인이 굳이 퇴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병원에서 요양하는 게 낫다는 것 같더라"고 우려했다.

현대 관계자는 명예회장의 근황에 대해 "입원 초기보다 식사량이 조금 는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비서진과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며 주로 TV 시청으로 소일하며 평소처럼 이른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부 인사의 문병은 사절하고 있으며 주로 손자들의 문안인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