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직전 삼겹살 전문점을 오픈한 C씨.

남편과 함께 2년 반 동안 열심히 운영했으나 결국 7천만원가량의 손해를 입고 가게 문을 닫았다.

C씨가 점포를 연 곳은 시화공단에서 약간 떨어진 음식점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시화공단과는 약간 떨어져 있긴 했지만 주변에 고깃집과 일반 한식집이 많아 번화한 상권이 형성돼 있었다.

점포는 3층 짜리 건물의 2층에 위치했으며 매장 평수는 40평 정도.

점포는 권리금 2천만원,보증금 4천만원,임대료 80만원짜리였다.

점포 구입비외에 인테리어,주방집기 구입에 든 돈을 포함하면 총 1억원 정도의 투자비가 들었다.

전반적인 운영은 남편에게 맡겼다.

전문 주방장을 채용하고 시간제 아르바이트 학생도 고용했다.

초기에는 하루 평균 매출액이 80만~1백만원 까지 올랐다.

월평균 매출이 2천5백만원 정도 수준.

여기에 인건비 1백20만원과 임대료 80만원,식료품비와 기타 세금을 제외하면 6백만원 정도의 순수익이 손에 떨어졌다.

그러나 IMF 직후부터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만 하루 평균 4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평일에는 25만원어치 정도를 파는 것이 고작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변 상권도 불리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었다.

C씨 음식점의 주고객은 아파트 단지의 가족손님과 공단의 단체 손님들.

따라서 큰 회식이 있을 경우 10명 이상의 단체손님이 몰려오기 때문에 한번에 20만원 정도의 매출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와 공단주변에 본격적으로 음식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단체 고객들은 거리가 먼 C씨의 점포까지 오려고 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IMF로 소비성향이 급속히 낮아지면서 일반 손님마저 크게 줄어들었다.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 주변 상권은 유동성이 있다는 사실을 예측하지 못하고 상권이 후퇴하는 지역에 점포를 임대한 것이 치명타였다.

주거단지나 공단 배후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얻었더라면 경기불황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었다.

C씨 부부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 하기도 했다.

적절한 가격으로 양질의 고기와 반찬을 풍성하게 준비했던 기존의 판매방식을 바꿔 간단한 메뉴구성으로 가격대를 내린 박리다매식 판매도 해봤다.

그러나 주변에 음식점이 많은데다 그들 또한 박리다매로 점포운영 방법을 바꾸다 보니 주위 점포들과 차별화 되지 못했다.

오히려 매출만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C씨는 더욱 큰 어려움에 빠졌다.

매출을 올릴 수 없다면 지출비라도 줄이자는 생각으로 시간제 아르바이트도 채용하지 않고,주방 아주머니도 바쁠 때만 고용하는 등 긴축 운영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음식과 서비스의 질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손님들에게 나쁜 인상만 남기게 됐다.

C씨는 경쟁점포를 이길 수 있는 전략 수립에 실패,결국 서둘러서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게 됐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