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전면 시행이후 대형병원에 가까이 위치한 이른바 문전약국의 처방전 독식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준비된 동네약국과 그렇지 못한 약국간의 격차가 커지기 시작하는 등 약국가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다.

◆종합병원 문전약국 절반 독식=영동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정문에 인접한 3개 약국이 이 병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의 90%이상을 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의약분업 시행이전에 우려됐던 문전약국의 처방전 독식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중앙병원의 경우 키오스크(원외처방전 발행 및 약국전달시스템 단말기)를 설치해 약국의 분산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약국 팜2000약국 등 4곳의 문전약국이 하루 2천여건의 처방전중 약 30%를 소화하고 있다.

키오스크관리업체인 4C게이트는 처방전의 45%가량은 환자들이 단골 동네약국에서 약을 조제해 가고 있으며 25%는 송파구 광진구에 소재한 50여개 키오스크 회원 약국으로 분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형약국도 희비 엇갈려=중소형 병·의원 인근에 위치한 소형약국들은 처방전의 90% 이상을 나눠서 소화하고 있다.

한 약국에 하루평균 50∼1백건의 처방전을 처리하고 있다.

체인약국의 강세도 의약분업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61개 팜메이트 체인약국의 경우 30∼50건을 처방하는 약국이 지난 1일 8곳에서 2일에는 16곳으로 늘었다.

반면 주택가에 위치한 동네약국의 경우 하루 10건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형약국의 이같은 양극화현상은 동네의원에서 인근 약국에 처방약리스트를 제공,약품을 완벽히 갖추어 놓은데다 의원에서 암시적으로 약국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의약분업 초기모습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동네약국에 처방전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