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신종 신탁상품이 고객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일부은행은 펀드모집 목표액조차 채우지 못한데다 금융시장불안으로 수익률을 자신할 수 없어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이 지난 6월26일부터 판매한 단기단위신탁상품 판매를 최근 중단했다.

이 두 은행의 지난 한달간 수탁고는 각각 34억원과 72억원에 불과해 목표액 5백억원에 크게 미달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펀드가 적어도 5백억원은 돼야 안정적으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다"며 "고객들에게 외면당해 더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기단위신탁은 만기가 6개월인 상품으로 고객들에게 환금성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 개발된 상품이다.

동시에 은행권에서 판매된 단기추가신탁도 국민.하나.한미은행이 1천억~2천억원의 수탁실적을 올렸을 뿐 다른 은행들은 판매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은행은 아예 처음부터 판매하지 않았다.

채권시가평가제에 따라 신규가입이 불가능해진 기존의 신종적립신탁 가계금전신탁 노후생활연금 개인연금신탁 등을 대신해 판매되고 있는 신노후연금신탁 등의 상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판매가 시작된 7월 이후 한달동안 하나은행이 신노후연금신탁에서 5백29억원, 조흥이 58억원, 한미가 48억원, 신한이 16억원의 수탁고를 올렸을 뿐 다른 은행들은 실적을 거의 내지 못했다.

신개인연금신탁도 은행별로 1억원이 되지 않는 등 신탁상품 실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이들 상품은 채권시가평가 대상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아직 가입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은행신탁계정의 수신고는 지난달 27일 91조5천3백2억원으로 7월 이후 4조3천5백81억원 빠져 나갔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