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부분보장제는 하반기 금융시장에 핵폭풍을 몰고 올 최대의 화두로 지목된다.

1차적으론 고액예금을 맡긴 기관 법인들의 예금이동이 일어나겠지만 정작 두려운 것은 일반 소액예금자들까지 불안심리 속에 덩달아 옮겨가는 이른바 ''뱅크런'' 사태다.

특히 지방은행 종금 상호신용금고 등 중소형 금융기관들은 우량.비우량 가릴 것 없이 돌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금융시장이 취약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예금자들의 ''집단히스테리'' 증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0조∼30조원이 4.4분기에 집중적으로 부실 금융기관에서 튼튼한 금융기관을 찾아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예금보험공사도 예금이동액을 줄잡아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부분보장이라는 핵폭탄이 터졌을 때 ''선폭풍''(기관 법인 인출)보다 ''후폭풍''(일반예금자 인출사태)이 닥치는 경우 파장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별 예금구조를 보면 2천만원 이상인 고액계좌수는 전체의 5%도 채 안된다.

그러나 금액기준으론 이보다 훨씬 많다.

이 자금의 이동여부가 해당 금융기관의 사활을 결정하게 된다.

은행 정기예금의 경우 2천만원 이상 계좌수는 4% 정도인데 금액으론 70%에 달한다.

종금사는 거의 대부분 2천만원 이상이고 금고는 금액기준으로 50%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신용협동조합은 고액계좌가 10%에 불과해 별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시중은행들도 고액예금의 상당 부분이 대출과 연계돼 있거나 결제계좌인 경우가 많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