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경협단의 평양방문을 계기로 대북 경협사업을 크게 확대키로 하고 구체적인 추진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31일 삼성 관계자는 "방북단은 평양에서 김용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등 경제 관련 인사와 만나 물류 및 용수 전력 문제만 해결되면 전자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며 "휴전선 인근 해주에 유휴설비를 활용한 단지 조성을 우선적으로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북측도 삼성의 대북 투자유치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으며 기술이전 및 고용효과가 높은 사업을 함께 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자단지 조성을 위한 협상을 벌이기 위해 공단 규모 및 입지조건과 진출 품목을 확정하고 빠르면 연내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부품 생산에 주력하다 점차 조립가공 사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계획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북측이 복합전자단지에서 백색 가전뿐 아니라 팩스 휴대폰 교환기 등 정보통신 사업을 해주길 원하는 만큼 진출 품목이 당초 계획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전자단지 조성외에도 임가공 사업도 확대키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6월부터 컬러TV를 조립 반입해 온 삼성은 전화기 오디오 분야로 임가공사업을 활성화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이밖에 삼성은 이번 평양체육관에 기증한 전광판의 점등식 행사로 북한에 회사의 좋은 이미지를 뿌리내렸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삼성의 브랜드를 알리는 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방북단의 한 관계자는 "평양 시내 고려호텔,대동강 TV공장과 각 기관 회의실 등 주요 장소에 삼성이 기증한 컬러TV가 ''ATAE-SAMSUNG''로고와 함께 전시되는 등 본격적인 경협사업이전에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민간 기업 브랜드가 북한의 공공장소에 설치되기는 처음이라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북한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자제품 종합전시관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