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올 여름 나스닥으로 간다"

세계 벤처기업의 "꿈"인 뉴욕 나스닥시장으로 향하는 중국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들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그들은 1천6백만명에 달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를 "무기"로 세계 자본시장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비즈니스의 성장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두달 사이 나스닥시장에 등록한 중국 인터넷 관련 기업은 3개.

종합 인터넷 콘텐츠서비스 제공 업체인 왕이(網易.www.163.com)가 지난 6월 30일 나스닥에 선보인 이후 포털사이트인 신랑왕(新浪網.www.sina.com)과 소후(搜狐.www.sohu.com)가 7월 잇따라 등록에 성공했다.

이들 업체는 나스닥 등록을 통해 각각 4백만~6백만달러의 자금을 거둬들였다.

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8848넷(www.8848.net)이 심사를 통과,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7월 차이나닷컴(www.china.com)이 나스닥에 중국 깃발을 꽂은 후 터진 중국 벤처업계의 경사다.

최근 등록한 업체들은 중국 인터넷비즈니스의 개척자이자 대표주자.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 업체는 이용자수 기준으로 엎치락뒤치락 1,2,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 회원을 무기로 전자상거래, 콘텐츠 판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에 이어 창업컨설팅회사인 중화창업망(www.sinobit.com)을 비롯, 전자상거래 컨설팅 헤드헌팅 등의 분야에서 올해 4~5개 업체가 추가로 나스닥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나스닥의 중국 기업 주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왕이는 지난 6월30일 거래 첫날 주당 12.1달러에 거래됐으나 현재 6달러선으로 반토막났다.

신랑왕도 29.56달러(7월6일)에서 24.5달러로, 소후는 13달러(7월12일)에서 6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중국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수익모델을 찾기 어렵다는게 가장 큰 하락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스닥 등록업체는 중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자존심이다.

중국 언론들은 요즘 매일 나스닥의 "중국개념(中國槪念.중국관련)" 주식 가격 동향을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경기모습을 생중계하고 있는 것과 같다.

중국 벤처기업들이 "벤처 성지(聖地)"인 나스닥 관문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지분 구조의 서구화"에 있다.

이들 업체는 창업 때 미국 벤처자금을 끌어들였다.

미국 벤처캐피털은 자금회수를 위해 이들 업체의 "나스닥 행(行)"을 적극 지원했다.

또 신랑왕 소후 등의 경영인중 상당수는 미국 실리콘밸리 경험을 갖고 있어 글로벌 시장 관행을 꿰고 있다.

중국 인터넷 시장의 성장 가능성 역시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중국 인터넷 이용자수는 매년 3~4배 속도로 증가, 현재 1천7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2003년에는 1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나스닥 당국이 최근 시장조사팀을 중국에 파견, 유망 벤처업체를 발굴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스닥의 유망기업 유치와 중국 벤처기업의 서구자본 유치가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