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들이 올 상반기중 수주량과 건조량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엔고와 구조조정 여파로 일본 업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던 국내 업계는 올들어서도 엔화 강세와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해외 경쟁업체들을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물론 수주의 질적인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도 많다.

부가가치가 가장 높다는 유람선 분야에선 유럽업체들이 여전히 독주하고 있고 LNG선 등에서도 일본업체의 강세가 이어졌다.

"설계 품질 기술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수위자리를 차지하기 까지는 아직 멀었다"(김형벽 조선공업협회장)는 지적이다.

그러나 유럽업계와 일본업계의 구조조정이 부진한 데다 뚜렷한 경쟁우위를 찾기도 힘든 실정인 만큼 국내 업계가 상당기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주증가 배경=최대 경쟁대상인 일본업체들을 제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엔고등의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의 가격경쟁력 격차는 15% 안팎까지 벌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설계인력및 조선인력 조달이 쉽고 자동화 여력이 높다는 점도 국내 업체의 강점으로 꼽힌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IMF사태 이후 자재비 인건비등의 하락으로 제조비용이 20%이상 줄어든 반면 생산성은 대폭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세계 경제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를 들 수 있다.

세계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로 인해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증가했고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생산에 필요한 특수선박의 발주도 크게 늘어났다.

해운업체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선박 대형화를 추진하고있는 점도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향후 전망=국내 업체의 활황은 향후 1~2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해상물동량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경쟁업체들은 구조조정으로 수주능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럽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고 일본업체들은 가격경쟁력 약화와 경영난으로 대규모 구조개편을 시도하고있는 실정이다.

국내 업계는 또 대량수주로 향후 2년분 이상의 일감을 확보,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 극대화 전략을 구사하는데도 유리한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미 올해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수주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중 28억달러를 수주한 현대중공업 역시 연간 목표치(37억달러)에 근접한 상태여서 선별수주가 가능하다.

최근 국제 선가가 조금씩 오르고있는 점도 업계의 채산성 호조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이종승 차장은 24일자 리포트를 통해 "영업환경 호전으로 2001년 국내업계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7% 증가할 것"이라며 "실적이 뛰어난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에 대해 장단기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