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사의 부실여부를 가름하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발표돼 향후 종금권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예상대로 3개 종금(한국, 중앙, 한스)이 부실판단 기준인 BIS 비율 8%대에 못미쳤다.

당초 정부는 종금사의 생사를 결정한다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검사 결과를 재검토한후 24일께나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금융감독원측은 그러나 "BIS 발표를 앞두고 각종 억측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예금주및 투자자들의 불안만 가중되는 상황이 벌어져 발표를 서둘렀다"고 밝혔다.

<> 중앙/한국종금 =이번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중앙종금.

신자산분류기준(FLC)을 적용하면 BIS 비율이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7.26%로 나왔다.

일단 8%대에 못미쳐 정부로부터 적기시정조치로 경영개선권고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이날 중앙종금은 정부발표에 맞춰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중앙종금은 감자후 증자라는 극약을 썼다.

대주주는 5대 1, 소액주주는 2대 1로 감자(총 감자규모 1천8백14억원)한다.

증자금액은 5백억원이며 이렇게 하면 BIS 비율이 2%포인트 상승, 9%가 된다.

증자대금 납입 완료일은 내달 31일이다.

현금출자(3백억원)에는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2백억원)을 비롯, 윈드호스트캐피털(독일계펀드.50억원), 넷컴스토리지(20억원), 중앙종금의 2대주주인 코리아캐피탈(대주주 김석기.15억원), 최창걸씨(15억원)가 참여키로 했다.

나머지 2백억원은 후순위전환사채(CB) 보유자들이 출자전환을 약속했다고 중앙종금측은 밝혔다.

김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경제기획원 출신의 정지택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기로 한 것도 정상화 방안에 포함됐다.

한국종금의 경우 대주주인 하나은행의 결단이 필요하다.

한국종금은 BIS 비율이 2.83%로 나와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하나은행의 김종열 상무는 "당초 5%대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 턱없이 낮게 나왔다"며 "금융당국, 하나은행 대주주인 알리안츠와 논의한후 처리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스종금은 마이너스 4.39%가 나와 공적자금 투입후 예보 자회사행이 결정됐다.

<> 나머지 종금사의 향방은 =BIS 비율 8%가 넘긴 했지만 나머지 종금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나라, 영남, 한스종금 등 중견 종금사들이 잇따라 퇴출되거나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종금권 전체가 기반을 잃고 있다.

여기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금부분보장제(2천만원까지만 보장)도 예금인출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종금권 예금은 지난 5월말 한국종금 유동성 위기이후 한달반만에 약 2조원 이상 빠져 나가 지난 18일 현재 수신잔액은 8조9천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종금사들의 요구는 두가지다.

독자생존을 모색하되 "종합금융"이란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업종명이나마 바꿀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리젠트와 동양종금은 기존 기업어음(CP) 할인업무에서 탈피, 수익증권투자및 기업인수합병(M&A) 중개 등 틈새시장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며 "투자은행"이란 이름을 붙이고 싶어한다.

한불종금의 경우 "부띠끄"란 이름을 붙여 특화된 금융기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갖기를 원하고 있다.

나머지 한가지는 예금자보호 한도확대.

특히 은행파업 협상과정에서 정부가 "부분보장제와 관련, 시장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