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소비위축이 예상되면서 의류와 유통업체들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에 민감한 의류 메이커들은 당초 계획을 수정, 추동 신상품의 생산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있고 백화점들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매장개편을 최소화해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

유명 백화점의 경우 불경기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층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 반면 할인점은 백화점 이탈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 의류업체 =한섬 대하 데코 신원 등 패션전문업체들은 최근 추동복 생산 계획을 긴급 수정했다.

연초 세웠던 목표보다 10~40% 정도 물량을 줄였으며 미리 만드는 기획 상품보다는 시장 여건을 봐가면서 제품을 만드는 "반응생산"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이처럼 의류 메이커들이 영업 전략을 수정한 것은 지난 4월말부터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 아직까지 회복기미를 안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하강세에다 가을 시즌이 짧아 상위권 브랜드조차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신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를 모피 가죽옷 등 1백만원대 이상의 고가 상품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브제 타임 모리스커밍홈 등 여성복 브랜드들은 모피와 가죽옷 생산을 10~30% 가량 늘리고 디자인도 다양화하고 있다.

LG패션 제일모직 등 남성복 메이커들 역시 기획 신상품 물량을 줄이고 정장보다는 재킷 등 "팔릴만한" 아이템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 유통업계 =주요 백화점은 가을 매장개편 규모를 봄보다 크게 축소하는 한편 소비 양극화 현상을 겨냥해 상류층 쇼핑객을 끌어 들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본점의 경우 루이비통 프라다 등의 기존 명품매장을 확대하고 로에베를 새로 입점시킨다.

무역센터점에는 크리스찬디올, 천호점에는 에뜨로 매장을 새로 개점하고 식품매장도 고급 브랜드 제품으로 꾸미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매장 면적 대비 25.4%선인 여성의류 부문을 28%로 확대하고 매출이 적은 가전 매장은 축소키로 했다.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매장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여성 수입정장과 모피 매장을 확대하고 상반기에 30% 가량 매출이 늘어난 골프 등 스포츠 의류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미도파백화점도 고급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9월 오픈을 목표로 전면 보수를 하고 있고 갤러리아백화점은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MD 개편을 추진중이다.

할인점 E마트는 하반기들어 중산층의 "백화점 이탈"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전 패션 홈인테리어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중저가 패션상품 브랜드를 대폭 늘려 "백화점 대체 쇼핑공간"을 제공키로 했다.

< 최인한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