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새 회장후보로 이건춘 전 건설교통부장관이 급부상하면서 그 경위를 두고 낙하산 인사 시비와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제도의 틀을 정부가 앞장서 깨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동아건설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동아건설 경영자추천위원회는 지난주 서류전형과 응모자 면접 등을 거쳐 회장과 사장 후보를 내정했다.

그러나 정부측에서 내정자들이 적임자로는 불충분하고 중량급이 떨어진다며 제동을 걸고 나와 추천위가 후보를 채권단에 통보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면접까지 본 응모자 5명 중에서 수자원공사 사장을 지낸 이태교씨가 새 회장후보로 사실상 내정됐으나 지난주말부터 응모하지 않은 이건춘 전 장관이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건설 채권단은 고병우 전회장이 중도퇴진한 이후 경영자추천위원회를 구성,경영진 선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위원회가 내정한 후보가 다시 정부측의 반대로 채권단운영회에 통보되지 못하고 응모도 하지 않은 이건춘 전 장관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업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는 "경영진 선정이 비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외부압력으로 경영진을 뽑아놓고 나중에 경영책임은 채권단에 돌아올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19일 오전 채권단운영위원회가 소집될 예정이므로 정상적인 절차라면 이미 추천후보가 채권단에 통보됐어야 한다"며 "추천위원회 고유결정 사항이 외압에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위 관계자는 "협약사항인 워크아웃이 외압에 자꾸 흔들린다면 이 제도가 존속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동아건설은 사장을 국내담당과 해외담당으로 구분해 2명을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장은 지난주 면접을 거친 응모자 중에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