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게놈 프로젝트를 신호탄으로 새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생명공학 분야에서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이 줄지어 창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휴먼게놈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연구원과 서울대 교수 등이 대거 참여한 자본금 1백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바이오 벤처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18일 한국경제신문이 전국 신설법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에 생물의약 바이오식품 생물농약 등 바이오 분야의 신설 벤처기업은 40개사에 달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32개사에 비해 약 25% 늘어난 것이다.

바이오 벤처기업은 지난 98년 30개사 정도가 생긴데 이어 지난해엔 64개사가 설립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안에 생기는 업체만 1백개사를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말 현재 2백10여개사로 추정되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은 금년말께 2백50개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간 게놈프로젝트로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코스닥 시장에서 일부 바이오 벤처기업이 인기를 끈 결과로 풀이된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사장은 "벤처열풍을 타고 바이오 분야가 주목 받으면서 대학교수나 연구원들이 작은 기술 하나라도 있으면 사업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 벤처기업을 분석하면 창업자가 연구원인 경우가 40%로 가장 많다.

나머지는 교수(27%) 중소기업 출신(19%) 대기업 출신(14%)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게놈연구와 관련, 세계적인 휴먼게놈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미국 칼텍연구소의 김진웅 박사와 서울대의 강창률 약대 교수, 김선영 생명과학부 교수 등이 팬제노믹스란 회사를 최근 창업했다.

메디슨과 무한기술투자로부터 각각 40억원과 28억원을 끌어들여 만든 이 회사는 자본금이 1백억원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으론 최대 규모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AIDS(후천성면역결핍증)와 B형, C형 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단백질 칩을 시제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바이오 벤처기업의 창업이 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단지를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충남 대덕엔 생명공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모인 단지가 형성됐고 춘천에도 생물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유효상 인터벤처 사장은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전체 벤처기업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이 47억원에 달한 반면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5억7천만원으로 극히 적은 수준"이라며 "이는 대부분의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수익모델이 불확실한 초기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오 벤처기업의 경우 코스닥 등록 이외에도 기업인수합병(M&A)이나 특허기술 로열티 등 다양한 수익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차병석.김태완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