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대덕밸리가 서울 테헤란밸리와 함께 우리나라 벤처 대동맥의 양대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테헤란밸리가 풍부한 자금력과 넓은 시장을 근간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면 대덕밸리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때맞춰 대전시는 이 지역을 본격적인 벤처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9월중 "대덕밸리 선포식"을 갖고 벤처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벤처 대동맥 밑그림 =한국벤처기업협회는 백두대간에 비유되는 "벤처대간(大幹)" 조성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전략적으로 국내 벤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테헤란로나 대덕 등에 벤처기업이 모여 집중화되는 현상이 자생적이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나 산업계의 체계적인 계획과 육성 프로그램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징적 네크워크를 활용한 자발적인 성장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의 벤처산업을 한 단계 더 레벨업해 세계적인 벤처강국으로 부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지역의 특징적 집적현상을 고도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바로 벤처벨트 리모델링의 "적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협회는 특히 마케팅 기능을 중심으로 온라인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벤처밸리와 대덕지역의 연구단지를 기반으로 한 대덕밸리를 중심축으로 벤처동맥이 서서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서울에서는 테헤란로 인근의 과밀화로 기업경영 비용이 상승하자 양재 수서 분당 등으로 발전 축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벤처기업들은 벤처기업의 핵심인 연구개발(R&D) 기능을 수행할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 필연적으로 연구개발 기능과의 결합이 따라야 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의 벤처기업에 대한 불신과 코스닥시장 침체를 부른 "무늬만 벤처"라는 비판의 진원지가 서울 테헤란밸리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수도권 밀집현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생산기능 부재와 물류비 증가 부담도 문제다.

협회는 요즘 벤처 활로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업간의 제휴 추세에 대응하는 것도 테헤란밸리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은 "국내 벤처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해서는 서울벤처밸리와 분당-양재-기흥-대덕을 잇는 벤처대간이 조성돼야 하며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기술집적지대 대덕 =이런 측면에서 기술력이 한곳에 모여있는 대덕의 강점은 확연하다.

현재 국내 벤처기업들이 안고 있는 기술중심 벤처기업 모델을 창출해 가는 시범밸리로서 대덕이 무한한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 테헤란밸리의 시장과 마케팅 능력 <>기흥의 연구 및 생산기능 <>양재의 물류기능 <>천안의 생산기능 <>대덕의 연구개발 및 생산기능을 연계, 벤처벨트화 하자는 벤처대간 구상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자연스런 결론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여기에 발맞춰 늦어도 10월까지 "대덕밸리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대덕을 중심으로 중부권의 핵심 역량을 모으기 위한 "TVTV(Taedok Venture Techno Valley) 플랜"을 현실화하기 위한 상징적인 자리다.

대전시는 이 기회를 통해 대덕에 있는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를 대내외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대덕밸리의 잠재적 역량과 지향점, 밸리내 기업들의 특징적인 기본 모델들에 대한 내용도 담겨진다.

대전시는 대덕밸리의 범위를 시가지 전체의 약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8백34만평 넓이의 대덕연구단지와 <>유성 <>정부대전청사와 대전시 청사 등이 몰려있는 둔산행정타운 <>연구단지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3.4공단, 과학산업단지 <>계룡대까지를 포괄토록 설정하고 있다.

이 경우 대덕밸리는 국내 다른 벤처밸리는 물론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대만의 신죽과학단지 등과도 차별화된 독특한 벤처밸리로 위상을 높이게 된다.

대덕밸리에는 현재 13개 출연연구소를 비롯 17개 정부출연기관, 8개 투자기관, 4개 대학, 30개 기업부설 연구기관과 18개 창업보육센터 등이 망라돼 포괄적 지원기능이 확보돼 있다.

연구인력만도 박사 3천5백명 등 2만여명에 이른다.

실험실 창업 등 연구원 창업기업과 각 보육센터에 입주한 벤처 업체만 해도 4백여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5~10분 거리 떨어진 베드타운 주변과 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벤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6백여개를 헤아린다.

2년여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창업 열풍은 큰 물방울이 작은 물방울을 삼키는 "물방울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밸리내 인프라기능을 효율화하기 위한 벤처기업 등 민간차원의 움직임도 대단히 활발하다.

21세기 대덕밸리플라자와 벤처패밀리, 바이오커뮤니티 등이 좋은 사례다.

<> 장밋빛 성공신화 ="무늬만 벤처" "인터넷 기업의 몰락" "M&A 열기" 등 최근 현실화되고 있는 벤처위기론을 보는 대덕밸리 기업들의 반응은 무반응에 가깝다.

유동성 장세에서 인터넷 붐에 편승해 반짝했던 업체들과는 달리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부인한다.

이들은 특히 "벤처 성공률 5%미만"이라는 말은 기반기술도 없이 아이템이나 마케팅에 의존해 거품성장한 다른 지역에나 적용되는 말이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실체"가 있는 대덕밸리의 순서라는 것이다.

(주)비진의 정태헌 사장은 "대덕에서 창업한 연구원 벤처기업들은 성공 가능성을 최소 50%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전문경영인 영입이나 M&A 등 발전적인 성장모델을 추구할 경우 성공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 대덕밸리뉴스팀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
대전=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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