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때는 FTA로 피해를 입게 되는 비경쟁 업종 관계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국내에서의 여론이 FTA 협상에서 정부의 협상능력을 좌우하게 된다"

에르미니오 블랑코(50) 멕시코 통상산업개발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28개국과 FTA 협상을 체결했으나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며 한국정부에 이같이 충고했다.

-멕시코가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득격차와 지역편중발전, 중소기업 도산이라는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과 FTA를 추진하려 하자 기업인들은 선진국의 공산품이 대량유입돼 산업체계 붕괴된다는 두려움을 가졌다.

그러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6년후 결과를 보면 대성공이다.

대미 수출은 1백80% 성장했다.

멕시코는 시장개방으로 8억5천만명이라는 거대시장이 됐다.

현재는 멕시코가 투자 최적격지로 꼽히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 편중발전 방지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은 시장개방시 농축산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도 마찬가지다.

농축산물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 업종을 현대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옥수수의 경우 15년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필요하다면 지원해야 한다.

미국도 농민들에게 상당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이 멕시코와 비교했을때 FTA 체결시 예상되는 장점과 단점은.

"한국은 부존자원은 적지만 훌륭한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

과거에는 지하자원의 여부에 따라 강대국 결정됐지만 최근에는 국민의 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10여년동안 한국의 기업인, 학생들을 만나 보았지만 항상 부럽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한국은 주변의 경제 2위국인 일본이 있고 가장 거대한 시장인 중국이 위치해 있다.

FTA를 추진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멕시코시티=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