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최 회장 만큼 동아를 사랑하고 그 운명을 염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아내 장은영씨가 각 언론사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 왔다.

장씨는 A4용지 4장 분량의 이 편지에서 최근 최 전 회장의 경영복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아내로서의 심정을 밝혔다.

장씨는 "지금 남편이 다시 맡아보겠다는 회사는 국민의 부담으로 다시 살아난 회사가 아니라 아직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회사"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다시 한번 뛰어볼 기회를 달라는 것이 그렇게도 용납될 수 없는 만용인지 되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더욱이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최 회장이 시작한 사업이니만큼 제대로 마무리를 해 우리나라 건설업의 명예를 확고히 해야할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남편의 경영 복귀를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장씨는 "최 회장은 동아와 관련해 본능적인 책임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무언가 자신의 역할을 찾아보려는 시도 자체가 비하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이렇게 글을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전 동아 직원들이 장충동 집 앞에서 최 회장의 복귀를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을 때 남편이 "먹을 양식이 떨어져 자식을 굶겨 죽이지 않으려고 부잣집 대문 앞에 두고 왔는데 그 자식이 영양실조에 걸려 나타난 것처럼 막막한 기분"이라고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고 소개했다.

장씨는 "20여년동안 쌓아온 그의 노하우가 거름이 돼 다시금 동아가 건실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글을 맺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