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용차의 주행거리를 지금보다 10% 줄일 경우 연간 3억4천9백만달러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효율 형광램프의 절반을 고효율 램프로 교체하면 연간 9천6백만 달러, 10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양치질할 때 수돗물을 틀어놓지 않고 컵을 사용할 경우 연간 4천3백만달러의 수입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1998년의 산업연관표를 이용, 에너지절약에 따른 수입절감액을 분석, 10일 발표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냉장고 문을 지금보다 하루 네번만 덜 열어도 연간 3백만달러,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에 양변기 절수기를 설치할 경우 연간 1천5백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방법을 모두 동원할 경우 연간 수입절감액은 5억1천만달러로 1999년 에너지 수입액의 2.2%에 해당되며 이는 경승용차인 마티즈 18만대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외화와 같은 규모다.

승용차 주행거리를 지금보다 49% 줄여 일본 수준으로 낮출 경우 앞의 5가지 방법을 통한 연간 총 수입절감액은 18억6천만달러나 된다.

마티즈 66만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한은은 199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연평균 에너지소비량 증가율이 7.7%에 이르러 미국(1.5%) 일본(2.4%)보다 훨씬 높을뿐 아니라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6.1%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