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이 급속하게 외국자본에 넘어가고있다.

토종업체들이 "마이너"로 전락한 업종이 태반이고 엘리베이터의 경우 외국업체들이 시장 전체를 장악할 날이 임박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자동차부품 정유 제지 주류 알루미늄 등의 주요 제조업종에 잇따라 인수, 알루미늄 시장의 80%, 신문용지 75%, 정유시장 50% 이상을 잠식한 상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제조업체들은 외국자본의 적대적 M&A 공세를 우려하고 있고 식음료 업종에까지 외국인들의 인수 손길이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르노 포드의 국내입성이 확실시되면서 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 당국은 암참(AMCHAM) 등 주한 외국인 상공회의소의 목소리를 사안에 따라선 국내 경제단체의 입장보다 더욱 비중있게 다룰 정도다.

이 과정에서 경제제도와 비즈니스 관행 등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개편되는 효과도 기대되지만 토종기업들은 "역차별"을 우려한다.

엘리베이터 업계의 경우 작년말 국내 최대업체인 LG산전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이 오티스로 넘어간데 이어 업계 2~3위인 동양에레베이터와 현대엘리베이터도 각각 핀란드 코네(Kone), 일본 미쓰비시와 자본제휴, 경영권 양도 등을 논의중이다.

동양은 지난달 유럽 현지에서 실무협상을 가졌으며 현대는 11월말 타결을 목표로 미쓰비시측과 접촉하고 있다.

이 협상이 성사되면 토종 엘리베이터 제조업은 사실상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해외자본의 국내제조 기반잠식은 신인도 향상과 선진경영기법의 전수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국산업이 국제경제환경의 변화 등 외풍에 크게 노출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