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옵티마의 출현으로 국내 중형차시장은 현대 EF쏘나타,대우 매그너스,삼성 SM5가 할거하는 4파전의 양상을 띠게 됐다.

더욱이 최근 정부의 LPG가격 인상방침이 확정되면서 신규 RV고객들의 상당수가 중형승용차 시장으로 옮겨올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옵티마 출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종은 EF쏘나타.이 차는 지난 98년4월 출시된 이후 국내에서 20만대 이상 팔려나가며 3년째 부동의 "베스트셀러 카"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옵티마는 사실상 EF쏘나타 후속모델인데다 기본 성능과 디자인이 유사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층 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옵티마는 특히 국내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무단변속기를 장착하고 10여가지의 신기술을 적용,같은 플랫폼에서 나왔지만 한단계 "진일보"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는 또 빠르면 올하반기중 EF쏘나타 플랫폼에서 "B바디"를 생산할 예정이지만 기존 EF쏘나타의 내수판매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노를 새 주인으로 맞은 삼성 SM5의 약진도 돋보인다.

작년 한해동안 판매대수가 1천9백대에 불과했던 이 차는 지난 6월 한달동안에만 2천5백대 이상을 팔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계약후 출고까지는 2개월 이상이 걸릴 정도로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다.

르노-삼성측은 올 하반기중 3만대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SM5의 강점은 뛰어난 성능과 스타일이다.

가격은 경쟁차종과 비슷하지만 성능은 "한수 위"라는게 삼성측 주장이다.

"최소 7년이상 별탈없이 탈 수 있는 차종이라서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질 것"(삼성 오정환 부사장)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달 4천5백대가 판매된 대우 매그너스 역시 포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가 확실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수그러드는데다 파격적인 할부프로그램을 앞세운 판촉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는 특히 오는 8월중 엔진 배기량을 기존 매그너스(2천cc)보다 높은 2천5백cc 스포츠 모델을 내놓고 옵티마와 EF쏘나타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성능면에서 전혀 뒤질 것이 없는 만큼 옵티마도 별로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